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아빠와 함께 문화 생활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문화 생활은 대학로에서 연극 섹시 스캔들 이후로 3개월만이었는데요,

이번에 택한 공연은 퓨전 국악 뮤지컬이자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인 판타스틱이었습니다.

이전에 부모님께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보여드렸었는데 엄청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어 

이번 국악 뮤지컬도 좋아하시리라 기대하며 판타스틱 전용관인 NH아트홀로 향했습니다.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의 최대 강점은 언어 장벽이 없기 때문에 비롯하는 손쉬운 세계화일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먼저 넌버벌 공연의 세계화, 그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한 난타죠.

 저번에 충정로 난타 전용관을 지나가는데 난타를 관람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어마어마하더군요.

세계화에 성공한 난타를 이어 비밥, 대장금 등 넌버벌 퍼포먼스 뮤지컬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작품이 바로 국악 뮤지컬 판타스틱!

NH아트홀로 이동하기 위해 충정로 역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데 

갑자기 도로 옆으로 관광버스 4-5대가 서더니 우루루 끝없이 버스에서 내리던 그분들.

NH아트홀의 규모가 작지 않았는데 1층과 2층 관람석 전체를 채울 정도의 중국 관객들이 오셨더라구요.

어마어마한 판타스틱의 인기를 실감하면서 국내 관객 뿐만 아니라 

외국 관객까지 잡을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의 강점을 실감했습니다.

판타스틱은 한국 전통 문화 중 대금, 거문고, 아쟁의 전통 악기를 소재로 하여 극을 진행합니다.

대사 없이 극을 이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스토리는 간단하며,

극의 대략적인 내용은 외국 관람객들을 위해 영상을 이용하여 알려주며 시작합니다.

대사가 없다보니 다르게 생각해보면 다른 공연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볼 수 있는데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 행동으로 연기를 이어나가는 배우들의 연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코믹 연기는 근래 보았던 공연 중 손가락으로 뽑을 만큼의 수준급 연기였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상 현대를 대표하는 타악가문과 전통을 대표하는 현악가문의 대결이 펼쳐지는데

타악가문의 존재감보다 현악가문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게 다가와 아쉬웠습니다.

타악가문은 북을 치는 모션이 크고 소리 또한 관객석을 꽉 채우는 데에 비해

현악가문의 연주 모습이나 소리는 그보다는 작다보니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다시 공연을 돌이켜보니, 시작을 판소리부터 시작해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전통 악기의 라이브 공연과 

사물놀이, 상모 돌리기, 삼고무 등 우리나라 전통 문화 예술을 공연에 굉장히 잘 녹여냈었네요.

화려한 타악 공연과 마음을 울리는 현악 공연의 조화가 

동적인 강렬함과 정적인 아름다움을 잘 살려낸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공연을 관람하는 우리 아빠도 어느 순간 멋진 퍼포먼스에 환호를 보내고, 

박수를 치며 공연을 참으로 즐기고 계시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신나 공연이 참 즐거웠네요.

배우분들이 그렇게 열심히 공연을 하는데 그 기운에 이끌리지 않을 관객이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너도 나도 멋진 퍼포먼스엔 환호를 보내고, 감탄과 박수를 보내는 공연이었어요.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은 이번 년도 들어서 3-4개 공연을 관람한 것 같은데

국악뮤지컬 판타스틱은 그 중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남녀노소, 국적 상관 없이 즐길 수 있는 볼 거리, 들을 거리들로 꽉찬 국악 뮤지컬 판타스틱!

아직 보시지 못한 분이 있다면 정말 강력추천합니다!

플티 리뷰단 1기 왕의선의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