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보기
살아가면서 무엇을 가치있게 여겨야 하나 2016-12-05 14:34:45
구로동요조 조회3,052




일명 코믹잔혹극이라 하는 마법의 꽃병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겨울이 되어 추워서 그런지 금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관람하시는 분들이 적었는데 조금 아쉽더라구요. 어느 정도 관람객들이 있었으면 다른 사람 웃음소리에 나도 덩달아 웃기도 하고 분위기도 좋고 배우분들도 덩달아 신나서 더욱 열심히 연기하실텐데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적은 관객 수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분들에 이끌려 몰입하며 힘껏 즐기고 왔던 연극이었습니다.


마법의 꽃병은 소담소극장이라는 아주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는 공연장에서 공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극장은 이름처럼 소담(?)스럽지만 있을 건 다 있고, 대개 소극장들은 외부에 화장실이 있어서 불편한데 공연장 내부에 화장실이 있어 편하고 좋았습니다.


관람하시는 분들이 적어 좋은 자리를 추천받아 앉은 곳은 맨 앞줄 자리였는데 좌석이 너무 낮아 앉았을 때 다리가 편하지 않아 조금 불편했습니다. 맨 앞줄 빼고 다른 좌석들은 앉았을 때의 충분한 높낮이를 고려한 것 같아 그리 불편해 보이진 않았네요. 여튼 좌석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연극을 보면서 왜 맨 앞줄을 추천해주셨는지 알겠더라구요. 요즘 대부분의 코믹 연극들은 관객과 무대, 배우와의 벽을 허물고 관객을 극 속으로 참여시켜 다른 관객에게 더욱 웃음을 주는 방식들을 많이 사용하죠. 이번 연극의 그 희생양(?)은 제 남자친구였네요. 극 중 남자 주인공이 하는 게임의 아바타가 되기도 하고, 남자주인공의 고통을 같이 체험하기도 하는 등등 남자친구와 배우분들 덕분에 옆에서 한 없이 계속 웃을 수 있었네요.


마법의 꽃병은 살아오면서 한 번쯤 생각해봤던 혹은 들어봤던 이야기,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아웃사이더의 피에로의 눈물을 적절히 섞은 내용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상황이 가난한 신혼부부라는 입장이어서 그런지 저나 남자친구나 조금 더 감정이입하면서 연극을 관람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가난하게 결혼해서 마법의 꽃병을 가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결혼, 돈, 신뢰,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함 등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던 계기를 주었습니다. 남자친구와 나중에 결혼해서 물질적으로 힘들 때 함께 보았던 마법의 꽃병을 이야기하며 이겨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적은 관객에도 불구하고 정말 있는 힘껏 열과 성을 다해 극을 이끌어나간 배우분들께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드리고 싶네요. 마냥 웃음만 주는 연극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묵직함도 갖고 있는 연극이라 더 좋았습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팍팍한 생활에 지쳐가는 부부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플레이티켓 리뷰단 1기 왕의선의 글 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