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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행,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 조금은 아쉽지만 배우들이 흥미로운! 2017-09-17 16:13:42
딱따구리 조회2,538




제가 너무 오랜만에 본 연극이라 연극에 대한 감각이 조금 떨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집중하기 조금 힘들기도 했고 이해하기 조금 힘든 것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걸러서 읽어주세요.
일단 이야기는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연극입니다. 각색을 현대 70-80년대로 하고 그저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의 이야기에서 하나를 더해 주호와 현중 사이에서 이들을 이용하려고 하는 뇌과학 전문 박사 문박사를 추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명과 과학, 그리고 인간의 윤리에 관한 이야기에서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고 있습니다.
올림피아드 수석 대학생 주호와 그의 친구 현중이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왜 그런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왜 인간을 만들고 싶어하는 걸까요?) 그 약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약을 친구 현중에게 주입합니다. 현중이 다시 살아올 거란 생각과 달리 현중과 전혀 다른 사람이 살아난다. 주호는 현중을 무의식에서 끌어내기 위해 자신이 만든 괴물에게 현중의 기억을 주입하지만 현중이 되살아 오지는 않습니다. 그 와중에 뇌과학의 전문박사인 문박사는 주호가 만든 약을 자신의 실험인 것 마냥 이익을 벌려고 하는데...

참 흥미롭게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특히나 문박사의 도입부는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그의 실험실에 있는 의문의 뇌에 대한 의문도 생겼구요. 그래서 저는 문박사가 프랑켄슈타인 박사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주인공은 주호와 현중! 그 뒤 나온 현중과 주호의 우정과 그들이 만든 약이 극을 흥미롭게 만들더라구요. 원작에서는 지루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간결하게 정리된 것 같았어요. 그 이후 현중을 다시 살리기 위해 문박사와 손을 맞잡는 주호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하지만 장면이 전환되며 주호가 문박사와 벗어난 부분부터 극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떨어졌어요. 너무나 많은 요약과 설명이 충분치 않아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어림 짐작해볼 수 있지만 쉽지 않더군요. 또한 좀 아쉬운 게 원작에서는 정말 괴물이 받은 상처가 적나라하고 외로워보였는데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은 그 장면도 많이 보여주지 않더라구요. 조금 더 긴 이야기로 더 탄탄히 감정을 표현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ㅎㅎ 그럼에도 1시간 15분 동안 배우들의 열연은 물론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노력이 대단했습니다.

극이 너무 짧아서 더 감정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점이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캐미! 저는 개인적으로 문박사 역할의 서민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박사라는 카리스마는 물론 캐릭터 소화력도 뛰어나더군요. 거기다 가장 미스터리스러운 '뇌'와 춤을 추는 장면은 이번 연극에서 최고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호역할과 현중역할의 두 배우의 케미~ 정말 귀여웠습니다. 후반 부분이 아쉬웠지만 현중 역할의 백효성 배우님이 극을 잘 이끌고 있어서 부드러웠어요. ㅎㅎ 나경호 배우님은... 원래 캐릭터를 그렇게 만드셨을까요? 조금 캐릭터가 부담스러워서 감정이입이 힘들었어요. 천재 대학생인데 천재보다는 어린 아이(초-중학생) 정도의 느낌이 들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퇴화된 성인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어요. 연출의 의도가 그게 맞다면 괜찮지만 극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고 느낄 뿐이네요.



이런 공연은 공연이 길어질수록 배우들의 감정이 짙어지는 걸 볼 수 없는게 아쉽...

열연과 제가 좋아하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 더 다듬어주시고 연기도 조금만 더 잘 해주시면 흥미롭고 괴기한 연극이 될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플레이티켓 리뷰단 고소현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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