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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2018-08-30 17:04:59
도도짱 조회2,147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잘모르겠다"
극은 이 짧지만 강렬한 독백으로 시작한다. 

잘 모르겠다.....그래. 하루이틀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이 헷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1~2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바로 오늘? 혹은 어제 돌아가신 어머니가 돌아가실 날을 잘 모른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뫼르소를 배은망덕한 아들이나 냉혈안이라고 칭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 태도는 실제로 이후 그의 재판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그에 대한 비난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랍인을 죽였다는 것보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퍼하지 않았다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  때문에 극은 그가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왜 스스로를 이방인이 되었는지....한편의 회고록처럼 그 과정을 담아낸다. 

배우의 독백으로 채워지는 극의 형태가 그의 심리와 변화를 느끼는 아주 좋은 장치인 이유다. 
거기에 전박찬 배우의 정석에 가까운 딕션은 뫼르소의 단순하지만 복잡한 심정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객석에 전달한다. 


이방인. 누구도 이방인의 삶을 원하지 않지만. 왜 그가 삶에서 한발자국 떨어져 있었는지....

그 이유를 함께 찾아보면 어떨까. 아주 묵직한 한 남자의 고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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